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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주차장 위반 과태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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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장애인 주차장 위반 과태료                                                                            2012-06-07 08:08:37

 

참 각박하다는 느낌이다. 장애인전용주차공간에 정상인이 주차했다 적발이 되면 과태료를 20만원까지 받겠다고 하니 좀은 답답해진다.

 

과태료 수준이 의외로 높다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오죽했으면 정부가 그런 판단을 했겠느냐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자동차 중독자’라는 말이 있는데, 자동차를 너무 아끼는 나머지 자신의 안방처럼 가꾸고 꾸미며 때 빼고 광을 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출퇴근이나 나들이 때가 아니라도 불과 수백m 떨어진 마트에 갈 때도, 미장원 갈 때도 한사코 자동차를 이용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자동차 중독자’는 전자가 아닌 후자로 봐야 할 것 같다. 그처럼 자동차 없이는 좀체 걸어다닐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일 수록 장애인전용주차공간을 무단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많다는 지적이 오래 전부터 제지돼 왔다.

 

조금이라도 덜 걸어 조금이라도 편해보고자 하는 심리에서 장애인전용주차공간이 잠식돼 온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심지어 위조된 장애인증을 버젓이 차안에 놓고 장애인전용주차공간에 차를 세워두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노인성 장애를 앓는 이의 명의로 장애인 주차증을 발급받아 자신이 필요할 때만 이를 사용하는 파렴치한 이들도 없지 않다고 한다.

 

이러다 보니 정작 신체장애를 가진 이들이 자동차생활을 하는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빼곡이 들어찬 장애인전용주차공간의 일반인 승용차 때문에 장애인들은 불편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을 매일 같이 겪어야 하니 이것은 한참 잘못된 일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장애인이라고 하면 신체적 장애를 가진 이들을 먼저 생각하나, 장애인의 범주는 의외로 광범위하다. 구태여 비교하자면 교통약자 모두를 사실상의 장애인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임산부나 노인, 유아, 환자 모두 교통생활을 영위하는데 불편한 이들이므로 교통약자로 포괄해 이들의 편의에 우선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를 외면한, ‘나만 편하면 그만’이라는 그릇된 생각이 만연한 끝에 마침내 장애인전용주차공간 위반행위에 대해 ’철퇴‘에 가까운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니 입맛이 씁쓸한 것은 그 때문이다.